디지털 유산

디지털 유언장,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법적 효력은?

윤송지 2025. 6. 2. 20:30

1. 디지털 유언장이란? – 새로운 시대의 자산 정리 방식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자산은 더 이상 부차적인 존재가 아니다. 이메일, 소셜 미디어 계정, 클라우드 저장소, 온라인 금융, 암호화폐, 스트리밍 계정 등은 모두 실질적인 자산이며, 이에 대한 처리는 사망 이후 유족에게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디지털 유언장’이다. 디지털 유언장은 기존의 종이 유언장처럼 재산을 누구에게 어떻게 분배할지 정하는 문서이지만, 그 대상이 온라인 자산이나 계정, 디지털 정보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단순히 로그인 정보를 남겨두는 것에서 나아가, 계정의 처리 방식(삭제, 이전, 공개 여부)까지 명확히 지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문서를 통해 고인의 온라인 흔적을 의도한 대로 정리할 수 있으며, 유족 간 갈등이나 법적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디지털 유산의 중요성이 커지는 지금, 디지털 유언장은 현대인의 필수 준비 사항이 되고 있다.

 

디지털 유언장,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법적 효력은?


2. 디지털 유언장의 법적 효력 – 한국에서의 인정 여부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하고 싶어도, **“법적으로 효력이 있느냐?”**는 질문에서 망설이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한민국 법에서는 디지털 자산도 재산으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유언장 형식을 제대로 갖추면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일반적인 텍스트 문서나 이메일, 메모 앱에 기록한 내용은 법적으로 유언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한국 민법 제1065조 이하의 규정에 따라 유언은 반드시 ▲자필증서유언, ▲녹음유언, ▲공정증서유언, ▲비밀증서유언, ▲구수유언 중 하나의 형식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디지털 유언장도 자필 또는 공정증서 형태로 남기고, 디지털 자산 목록과 처리 방식 등을 포함해야 유효하다. 최근에는 이와 관련된 법률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로펌과 공증 사무소에서는 디지털 자산 전용 유언장 작성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결국, 디지털 유언장도 법적 형식을 갖추어야만 실제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3. 디지털 유언장 작성 방법 – 실질적인 작성 절차와 구성 요소

디지털 유언장을 효과적으로 작성하려면 몇 가지 핵심 구성 요소를 빠짐없이 포함해야 한다. 첫째, 디지털 자산 목록 정리이다. 이메일, SNS, 구글 드라이브, 사진 백업, 유튜브 채널, 암호화폐 지갑 등 현재 사용 중인 모든 디지털 자산을 문서화해야 한다. 둘째, 각 자산의 처리 방식을 명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구글 계정은 삭제”, “페이스북은 추모 계정 전환”, “암호화폐는 특정 지갑으로 이전” 등 구체적인 지시를 포함시킨다. 셋째, 접근 정보(아이디, 비밀번호, 2차 인증 방법 등) 는 별도로 안전한 저장소에 두고, 유언장에는 그 위치나 접근 방법만 명시하는 것이 좋다. 넷째, 상속인을 지정하고, 필요시 디지털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별도의 ‘디지털 집행자’를 임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문서 자체는 자필 또는 공정증서로 작성하고, 가능하면 공증을 받아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처럼 디지털 유언장은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체계적이고 법적 근거가 있는 문서로 준비되어야 한다.


4. 디지털 유언장 작성 시 주의할 점 – 보안, 프라이버시, 유족과의 공유

디지털 유언장은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작성 시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비밀번호나 계정 접근 정보는 유언장 본문에 직접 기재하지 말고, 비밀번호 관리 프로그램(예: 1Password, Bitwarden 등)에 저장하고, 유언장에는 해당 저장소 접근 방법만 명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디지털 유산의 존재와 유언장 내용을 가족이나 상속인에게 사전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유언장 내용이 완벽하더라도, 사후에 유족이 존재조차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특정 자산의 존재를 숨기고 싶다면, 최소한 법률 전문가에게는 공유해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유언장 작성 후에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수다. 사용 중인 계정이 바뀌거나, 새로운 자산이 생기거나, 관계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디지털 유언장은 단발성 문서가 아니라, 주기적 점검과 안전한 보관, 적절한 공유가 함께 이루어져야 진짜로 유효한 자산 보호 수단이 될 수 있다.